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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력의 극치를 보여준 친일파한국 친일파들의 정치적 생존력은 경이적이다. 그들이 섬기던 일본제국이 패망했는데도 거의 아무런 피해를 보지 않았다. 해방 직후에 그들을 겨냥한 민중항쟁이 대구와 제주와 여수·순천에서 일어났는데도 별 타격을 받지 않았다.그들을 비호하고 계승하는 세력은 4·19와 부마항쟁(부산·마산)과 6월항쟁과 촛불혁명에도 살아남았다. 해방 80주년을 1년 앞둔 지금까지도 친일 청산이 지지부진한 원인 중 하나는 이들의 생존력에서도 찾을 수 있다. 그런 생존력을 온몸으로 보여준 인물이 있다. 지금의 한국인들에게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알고 보면 꽤 경이적인 인물이다. 이승만 집권기인 1953년부터 1960년까지 대법관을 지내고 4·19 직후에 대법원장 직무대리를 겸했던 김갑수(金甲洙)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김갑수는 지금의 헌법재판관인 헌법위원직도 이승만 집권기와 박정희 집권기에 각각 역임했다. 또 독립운동가이자 진보 정치인인 조봉암에 대한 사형선고를 확정한 주심 대법관이었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것에 비해 한국 현대사에 남긴 족적이 꽤 큰 인물이다.일제와 미군정에 이어 이승만 정권과도 제휴김갑수는 일제 강점 2년 뒤인 1912년 3월 7일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났다. 1935년 3월에 경성제국대학 법과를 졸업한 그는 그해 8월 공주지방법원 판임관견습이 되고 11월에 일본 고등문관시험 사법과에 합격했다. 이듬해 5월에는 사법관시보가 됐고, 대구지방법원에서 검사국 검사대리로 부역했다. 법원과 검찰이 분리되지 않은 시절이라 '법원 검사국 검사대리'라는 직책이 가능했다.<친일인명사전> 제1권 김갑수 편은 "사법관시보를 마친 후 1937년 12월 평양지방법원 예비판사(고등관 7등)에 임명"됐다고 한 뒤, 1938년에 평양지방법원 판사가 되고 1941년에 평양복심법원 판사까지 겸했다고 설명한다. ▲ 1973년 12월 17일 자 <경향신문> 기사 "내가 겪은 이십세기 - 백발의 증인, 원로와의 대화" ©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그는 61세 때인 1973년에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는 인터뷰를 <경향신문>과 했다. 이 인터뷰에서 그는 조선총독부 판사로 근무하던 시절에 별일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해 12월 17일 자 <경향신문> 4면에 얼굴 사진과 함께 대문짝만하게 실린 이 인터뷰 기사는 "해방이 되던 45년까지 7년 반 동안 판사로서 단조로운 사건만을 다루어왔다"고 말했다.그는 "당시 일본인들은 한국인 법관에게 큰 사건은 맡기지 않고 고작 민·형사 단독이나 배석 자리만을 주었"다고 강조했다. 한국인이라서 일본인 법관에게 밀릴 수밖에 없었던 처지를 설명하는 의미도 담기고, 자신은 굵직한 독립운동 사건을 맡은 일이 없음을 어필하는 의미도 담긴 발언이다."단조로운 사건"을 다뤘든 비중 있는 사건을 다뤘든, 일제 통치 시스템의 최상부에서 한국인들을 사법적으로 지배하는 위치에 있었다. 거기다가 1935년부터 9년간 조선총독부의 녹봉으로 친일재산을 모았다. 그의 이름이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되는 것은 불가피했다.평양지방법원 및 평양복심법원 판사 시절인 1945년, 김갑수는 서른세 살 나이로 해방을 맞이했다. 섬기던 주인이 패망하는 이 위급한 상황에 대한 그의 대응은 꽤 신속했다. 위 <경향신문> 인터뷰 기사는 "해방과 함께 이북에는 소련군이 진주, 법원을 해산해버려 김씨는 38선을 넘었다"고 기술한다.남하한 김갑수는 곧바로 직장을 구했다. 그해 11월 경성대학 법문학부 교수로 취직했다가 1946년 9월 서울에서 변호사 개업을 했다. 그달부터 그는 새로운 나라를 주인으로 받들었다. <친일인명사전>은 "미군정청 사법부 조사국장에 임명"됐다고 기술한다.일반적인 친일파들이 그러했듯이, 그 역시 일본제국과 미군정에 이어 이승만 정권과도 제휴한다. 1945년에 출범한 이승만 정권하에서 법전편찬위원, 법무부 법무국장 겸 대검찰청 검사, 법무부 차관, 내무부 차관에 이어 대법관을 지낸다. 그러다가 1960년 4·19혁명을 맞이한다.조봉암 탄압 사법적 합리화에 관여윤석열 정권이 검사 출신들을 중용하는 것과 달리, 이승만 정권은 판사 출신들을 중용했다. 1971년 8월 14일 자 <조선일보> '전관(轉官)'은 이승만 정권하에서 '인재는 법원에서'라는 말이 유행했다면서, 대법관 백한성이 "경무대의 호출 전화를 받고 이 대통령에게 불려가 그날로 내무부 장관 감투를 얻어 들고 얼떨떨했다"는 에피소드를 전한다.전직 판사이자 검사인 김갑수는 위 에피소드 4년 전인 1949년에 '내무부 차관 감투'를 썼다. 경무대가 김갑수 역시 '인재'로 봤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그 뒤 대법관으로 옮겨간 김갑수는 47세 되던 해에 이승만 정권에 큰 공로를 세운다. 1959년 2월 27일 이승만의 정적인 조봉암에게 사형을 선고한 주임 대법관 2명 중 하나가 바로 그였다. 조봉암에게 간첩죄 및 국가보안법 위반죄 등을 적용해 이승만 정권의 조봉암 탄압을 사법적으로 합리화시키는 데 관여했던 것이다.위 <경향신문> 인터뷰에도 언급됐듯이, 대법원 재판부 내에서 합의된 형량은 무기징역이었는데도 경무대의 지시에 의해 사형으로 바뀌었다는 의혹이 당시에 존재했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김갑수를 비롯한 대법관들은 법관의 자질이 없었다는 의미가 된다.그런 지시가 없었다 해도 마찬가지다. 2011년 대법원 재심 판결로도 밝혀졌듯이 조봉암은 간첩이 아니었다. 그런 사람을 간첩으로 몰아세웠다면, 김갑수 등이 법률과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하지 않았다는 의미가 된다.김갑수는 3심 선고 5개월 뒤인 1959년 7월 30일에는 조봉암의 재심 청구를 기각했다. 그로부터 17시간 뒤에 전격적으로 사형이 집행됐다. 김갑수가 깊숙이 관여한 정치 재판이 이처럼 비상식적인 사형집행으로 결말을 맺었으니, 그와 이승만 정권의 관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전직 판사이자 검사인 사람이 내무부 차관에 임명된 것부터가 심상치 않았다.이승만이 쫓겨난 뒤 김갑수도 법원을 나왔다. 위 <조선일보> 기사는 그가 "대학 교수들이 '대법관들도 물러가라'고 해서" 대법원을 나왔다고 전한다.이처럼 그는 자신이 4·19의 성토 대상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4·19 직후에 공직에 재차 도전한다. <친일인명사전>은 "1960년 7월 실시된 제5대 민의원 선거에 경기도 안성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당선"됐다고 말한다. 4·19혁명으로 갈 곳이 없어진 상황에서 고향 안성을 찾아가 국회의원으로 변신했던 것이다.이익 향해 맹렬히 달려가는 친일파의 모습그는 제3공화국에서는 집권당 당료로 되살아났다. 52세 때인 1963년에 민주공화당 서울시 부위원장이 되고 1966년에 공화당 서울시 마포구 위원장이 되고 1967년에 당 중앙위원이 됐다. 1971년에는 당 인권옹호위원장이 됐다. 4·19 직전에 헌법위원회 위원이 된 적이 있는 그는 유신체제 하인 1973년에도 61세 나이로 헌법위원이 됐다.일본제국과 미군정에 이어 대한민국 역대 정부의 고위 공직에 진출한 김갑수는 나이 70을 앞둔 시점에는 전두환 정권과도 간접적으로 인연을 맺었다. 이 인연은 '요상한' 방식으로 맺어졌다. ▲ 1991년 5월 21일 자 <경향신문> 기사 "5공 막후(18) - 신군부 야권분할 4개각본" ©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전두환의 여당인 민주정의당의 창당 주역 중 하나가 권정달이다. 그의 증언을 기초로 한 1991년 5월 21일 자 <경향신문> '5공 막후 (18) 신군부 야권 분할 4개 각본'에도 보도됐듯이, 전두환 정권은 '건전 야당'뿐 아니라 '건전 혁신야당'까지 만들어 구색을 갖추고자 했다.1991년 6월 8일 자 <경향신문>의 '5공 막후 (23)'에 따르면, 전두환 정권은 4·19 당시의 혁신계 정치인인 민주사회당의 고정훈이 서울 강남구에서 당선되도록 하기 위해 강남구를 정책지구로 지정했다. 요즘 말로 하면, 여당이 야당 후보를 지원하고자 전략지역을 지정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유력한 관제 야당인 민한당과 국민당은 강남구에 후보를 내지 않았다.김갑수는 바로 그 고정훈과 합세해 제5공화국하에서 '건전 혁신야당' 건설을 추진했다. 1981년 1월에 신정당을 만들어 이 당을 관제야당 후보군에 넣은 김갑수는 국회의원이 된 고정훈과 합세해 1982년 3월 25일 신정사회당을 만들었다. 고정훈이 총재가 되고 김갑수가 의장이 되는 당이었다. 의석 3석을 보유한 원내 제4당이었다.전날인 24일, 민주사회당과의 합당을 위한 신정당 임시전당대회가 열렸다. 25일 자 <조선일보> '신정당, 합당 결의에 우여곡절'에 따르면, 일부 대의원들은 김갑수에게 "대법원 판사 재직 시 조봉암에게 사형선고를 한 김 총재가 사회주의 정당과 합당한다니 말이 안 된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신정사회당 창당이 신군부의 관제 혁신야당 구상에 부합한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한 당원들의 반발로 볼 수 있다.김갑수는 자신에게 녹봉을 주던 일본제국이 패망한 뒤에도 공직을 이어갔을 뿐 아니라 자신이 4·19 시위대의 성토 대상인 줄 알면서도 그 직후에 국회의원에 출마해 당선됐다.거기다가 조봉암 사형선고의 주역이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에 개의치 않고 전두환 정권의 관제 혁신야당 구상에 부합하는 정치 행보를 걸었다. 불리한 과거에 개의치 않고, 그것을 반성도 하지 않고, 이익을 향해 맹렬히 달려가는 한국 친일파의 모습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다. 출처: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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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기 그리고 세상의 모든 ‘뒷것’들 [김영희 칼럼]지난달 암으로 세상을 떠난 홍세화 선생의 장례식장에서 그에게 미리엘이라는 세례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지난해 12월 홍세화 친척의 요청으로 성공회 이대용 신부가 사회주의자이자 아나키스트인 그를 찾았다. 세례를 받겠냐는 물음에 한참 망설이던 홍세화는 ‘레미제라블’에서 은촛대를 훔쳐 도망간 장발장을 감쌌던 미리엘 주교의 관용의 정신이 자신을 이끈 신념이었다는 말을 꺼냈다고 한다. 노동자나 가난한 이들과 늘 함께 했던 그의 삶과 맞닿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이야기를 들려준 이영구 목사 또한 인상적이었다. 해외여행이 흔치않던 시절, 자수성가한 서울대 출신 사업가로 출장이 잦던 그는 친구 박호성(전 서강대 교수)으로부터 프랑스 파리의 홍세화를 한번 찾아가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1986년 센강변에서의 “운명적 만남” 이후 그는 평생의 벗이 됐다. 홍세화가 해외에서 근무 중이던 1979년 10월 내무부가 발표한 남민전 사건으로 망명객이 된 뒤 생계를 위해 야간 택시운전을 할 때, 이영구 부부는 해마다 두차례씩 한국 음식을 싸들고 고립된 생활을 하던 홍세화 가족을 찾았다.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가 나오는 데는 임진택·유홍준 같은 벗들의 권유와 출간 알선과 함께, 몇년간 운전을 멈추고 글을 쓰도록 생활비를 대준 이영구의 지원이 큰 힘이 됐다. 그런 이영구지만 자신을 내세우지도, 자신의 신앙을 권유하지도 않았다. 발인날 아침 가족과 몇몇 지인에게 이 신부를 소개하며 그는 “수십년을 곁에 있었는데도 거절당할까봐 한번도 종교를 권하지 못했는데”라며 웃었다. 이영구는 40대 후반 잘 나가던 사업을 접고 중증장애인을 돌보고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목사가 되어 살아오고 있다. 1970년대 홍세화 부부의 집을 드나들던 이들 가운데엔 김민기도 있었다. 에스비에스(SBS)가 최근 방영한 다큐멘터리 3부작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를 보면서 이 세상의 많은 ‘뒷것’들을 떠올렸다. 홍세화도, 이영구도 그런 존재이리라. 내가 대학을 다니던 1980년대 후반은 행진곡풍의 ‘전투적’ 민중가요 신곡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시기였다. 그런데 왠지 난 ‘이 세상 어딘가에’ ‘강변에서’ 같은 노래가 좋았다. 김민기 노래는 당시 민중가요와 다른 결이 있었다. 다큐를 보며 새삼 깨달았다. 앞것이 아니라 뒷것을 자처한 그는 권력에겐 ‘반정부 좌익’이었지만 그 바탕엔 사람에 대한 지극한 연민과 사랑이 있었다는 것을. 2015년 이진순과 했던 한겨레 인터뷰에서 김민기는 70년대 보안사 취조실에서 ‘죽도록’ 맞던 당시, “나 때문에 이들이 죄를 짓고 있구나 싶어... 갑자기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다. 나중에 운동권 후배들에게 “너무 미워하지 마라. 미워하게 되면 걔 닮게 된다”고 말했다고도 했다. 다큐를 통해 새삼 알게 된 사실도 적잖다. 1979년 전두환의 12.12 쿠데타가 나던 날, 그는 달동네 아이들의 공공어린이집 설립 모금공연을 위해 정권의 탄압 속에 아예 몇년간 손에서 놓았던 기타를 다시 잡았다. 암울했던 1978년 송창식이 노래굿 ‘공장의 불빛’ 녹음실을 빌려주고 녹음까지 해줬다는 이야기엔 많은 사람들이 놀랬다. 그해 크리스마스이브, 들불야학을 운영하다가 과로에 연탄가스중독 사고로 숨졌던 전남대 학생 박기순의 영결식에 김민기가 나타나 ‘상록수’를 불렀다는 것도 그랬다. 나중에 박기순과 영혼결혼식을 했던 윤상원은 서울에서 다니던 은행을 그만두고 노동운동을 위해 내려와 들불야학에 참여했다. 박기순도, 오월 광주 당시 죽음을 알면서도 마지막까지 도청에 남았던 시민군대변인 윤상원도 편하게 사는 ‘앞것’이 될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던 ‘뒷것’이다. 70년대 유신의 ‘입틀막’ 시대에 대학과 공장, 탄광에서 김민기가 만든 노래는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의 입길을 틔웠다. 90년대 이후 학전의 실험을 통해선 연극을 하거나 인디음악을 하면 밥굶는 게 당연시되던 시스템을 바꿔냈다. 가수, 배우뿐 아니다. 유홍준(명지대 석좌교수)은 “90년대 운동판에서 내 강연을 다 헐값이나 공짜로 불러댈 때 처음 제대로 계약서를 쓰고 정산을 해준 게 김민기”라는 얘기를 종종 한다. 김민기는 2008년 장기흥행 중이던 ‘지하철 1호선’ 공연을 중단하고 아동극을 시작한 이유를 “돈되는 일만 하다보면 돈 안되는 일을 못할 것 같아서”라고 말하곤 했다. 김민기라고 왜 단점이 없겠는가. 하지만 인간에 대한 깊은 사랑으로 인간이 존중받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김민기는 그 가치를 자신의 삶에서 결벽일 정도로 지켜왔다. 외치거나 자신의 잣대로 남을 비난하지 않았다. 과거의 업적에 매달리지도 않았다. 그 치열함을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누구나 앞것이 되고 싶어하고 앞것에 환호하는 시대이지만 우리 사회 한 구석엔 그런 이들이 있다. 홍세화가 마지막 한겨레 칼럼에서 쓴 “진보나 좌파를 말하는 것과 진보나 좌파로 사는 것은 다르다”라는 구절이 떠오른다. 스스로 말하듯 김민기는 이념가나 운동가는 아니지만, 어쩌면 가장 진보적인 존재가 이런 뒷것이 아닐까. 많은 자료영상을 사용한 다큐인데도 그의 최근 모습이 나오는 장면에선 카메라가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그가 허락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김민기는 끝까지 뒷것이다. 출처/자료: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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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천하, 검사 정치는 끝났다윤석열 대통령이 3월22일 경기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9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을 마치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꼭 2년 전,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참여연대 공동대표)는 한겨레 인터뷰에서 이렇게 주문했다. 법무부 장관에 지명된 한동훈 후보자를 향해 “모든 의혹을 풀어야 될 책임이 후보자에게 있다. (문제 된 휴대전화 내용을) 어떻게든 명백하게 국민들한테 제공을 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또 “‘검찰 지휘부가 대통령의 측근이다’라는 외관이 있는 순간 검찰의 독립성 또는 객관성에 대해 국민의 신뢰는 무너지게 된다. 윤석열 당선자가 가장 강조하는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문제인 만큼 이 부분을 선도적으로 정리해야 한다”고 했다. 지극히 상식적인 요구였다. 그러니 시늉이라도 낼 줄 알았다. 그러나 정권도, 검찰도 이런 요구는 무시했다. 대부분 언론도 침묵했다. 이후 정권과 검찰이 독차지한 권력을 얼마나 제멋대로 휘두르며 ‘검찰공화국 2년’을 즐겼는지는 국민 모두가 지켜본 대로다. 그 독단의 관성은 총선까지도 이어졌다. 그리고 심판받았다. 2년간 국민의 복장을 뒤집어놓은 윤석열식 국정, 그리고 조롱거리가 된 한동훈식 선거는 검찰의 비뚤어진 유산에 그 뿌리를 대고 있다. 민주국가 중 우리나라처럼 검찰이 단일하고 독자적인 권력집단으로 자리잡은 유례가 없다. 수사·기소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한손에 쥐고, 일사불란한 조직적 응집력으로 뭉쳐 있다. ‘기소편의주의’라는 재량권을 무한정 확장해, 아무리 죄가 커도 거뜬히 봐주고 아무리 죄가 없어도 끈질기게 괴롭힌다. 철저히 조직적 이해관계에 따라서다. 더 큰 문제는 공정과 중립 원칙을 벗어나 검찰권을 남용해도 국민이 이를 통제할 수단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국민이 선출한 권력은 임기가 유한하지만, 검찰 조직의 권력은 지속된다. 후보 시절 윤석열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을 두고 “대통령 임기 5년이 뭐가 대단하다고, 너무 겁이 없다”고 한 말에서 검찰의 영속하는 권력에 대한 자부심(?)이 드러난다. ‘아무도 우리를 건드리지 못한다’는 오만함이다. 검찰이 누리는 이 ‘무소불위의 영원한 권력’은 국민과 여론을 깔보는 선민의식, 우월의식으로 연결된다. 이에 도취해 있던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인이 된 뒤에도 자신들의 권력이 국민의 선택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잊은 듯했다. 민심에 역행하고 상식과 원칙을 파괴하는 ‘국정편의주의’가 열거하기도 힘들 만큼 횡행했다. 대통령 배우자의 주가조작 의혹은 공범들이 유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특검법은 대통령의 특권인 거부권으로 막았다. 해병대원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데 출국금지까지 당한 피의자를 대사로 임명해 출국시켰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도 이런 기상천외한 일들을 벌인 것은 ‘검사식 오만’이 아니고는 설명하기 힘들다. 범죄가 확정된 이들을 대통령이 특별사면하고 여당은 후보로 출마시켰다. 한동훈 전 위원장은 이런 후보를 “정의로운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상대 당은 범죄자 집단이라고 몰아붙였다. “범죄자와 싸우는데 (국민들한테) 큰절을 왜 하냐”고 했다. 어떤 국회의원 후보자를 가리켜 “여기서 이러지 않아도 얼마든지 잘 먹고 잘 사는 사람이다. 여러분을 위해서 나왔다”고 했다. 국민을 민주정치의 주인이 아니라 박수꾼이나 동냥꾼 취급하는 망발이다. 국민을 바라보는 ‘검사식 시각’이다. 총선 결과는 이러한 ‘검사 정치’에 대한 탄핵이었다. 검사도 정치를 하지 말란 법은 없다. 그러나 윤석열·한동훈식 검사 정치에 국민은 진저리를 쳤다. 검찰의 비뚤어진 유산을 체화한 최정점의 두 검사 출신이 ‘검사 정치는 더 이상 안 된다’는 민심의 심판을 끌어냈다. 이들의 충실한 부하였던 검찰도 함께 심판받았다. 야당과 전 정권 수사에만 일로매진한 검찰은 되레 ‘검찰독재정권’이라는 야당의 구호에 힘을 실어줬다. ‘조국 사태’ 당시의 먼지털기식 수사와 대조되는, ‘살아 있는 권력 수사’ 뭉개기는 조국혁신당 열풍의 풀무가 됐다. 검사 정치의 토양이자 수단이었던 검찰은 수사-기소권 완전 분리와 민주적 통제 강화라는 근본적인 개혁 요구를 스스로 불러냈다. 검찰정권 2년 천하는 사실상 끝났다. 윤 대통령이 검사 정치를 고집한다면 더 큰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고, 검찰 역시 반성과 쇄신에 나서지 않으면 역사에서 퇴장하는 신세가 될 수 있다. 총선에서 확인한 민심의 무서운 경고다. 출처:한겨레신문, 편집:빛고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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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한 것과 변해야 할 것 [세상읽기]국회의원 배지 - 한겨레신문 서복경 | 더가능연구소 대표 22대 국회의원선거가 끝났다. 그리고 정치의 새로운 주기가 시작되었다. 우리 헌법과 법률이 법정 선거주기를 두는 이유는 정당, 정치인과 유권자 모두에게 이전 정치패턴을 정기적으로 ‘새로 고침’ 하도록 강제하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이번 선거는 무엇을 바꾸어놓았을까? 우선 22대 국회의 원내 구성을 들 수 있겠다. 2020년 선거로 의석을 얻은 정당은 5개였던 반면, 이번 선거 결과로 유권자가 만든 원내정당의 수는 7개가 되었다. 지난 총선 지역구 투표에서는 3개 정당이 의석을 얻었고, 정당 투표를 통해서는 5개 정당이 의석을 얻었다. 선거 뒤 본정당과 소위 ‘위성정당’의 통합을 거쳐 미래통합당,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국민의당, 열린민주당이 남아 21대 국회를 시작했다. 5월30일, 22대 국회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조국혁신당, 진보당, 개혁신당, 새진보연합, 새로운미래(의석수순)의 7개 정당 체제로 출발할 전망이다. 거대 양당 이외 정당들은 어느 한 진영에 속하여 국회 운영에 독립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거나, 결국 통합될 것이라고 인식되기도 한다. 물론 정당의 수가 늘어난다는 것이 반드시 독립적인 원내 목소리를 늘리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은 다를 것 같다. 조국혁신당, 개혁신당은 선거 과정에서 누차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힘과 ‘통합은 없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조국혁신당은 더불어민주당보다 선명한 정부 견제 노선을 취하겠다고 했고,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는 다른 보수를 표방하고 있다. 진보당, 새진보연합도 나름 독립적인 목소리를 내야만 하는 절실한 이유가 있다. 21대 국회보다는 더 다양한 주장과 지향이 각축하는 국회가 될 것 같다. 이번 선거가 만들어낸 또 다른 변화는 원내 리더십 그룹 정치인들의 면면이 빚어낼 역동성이다. 제1당 최다선 의원으로, 가장 유력한 국회의장 후보인 추미애 의원이 있다. 그가 그동안 표방한 바를 실행한다면 민주화 이후 역대 국회의장 가운데 없었던 국회 수장 모델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나경원 의원, 안철수 의원은 그 당 다음 지도부가 어떻게 구성되든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중요한 리더십 역할을 요구받게 될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끊임없이 리더십을 시험받았던 21대 국회에서와 다른 출발점에서 22대 국회 제1당을 지휘하게 되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원내 진입이 처음이지만, 이미 대한민국 원내 제2당을 움직였던 경륜 있는 정치인이다. 역시 원내정치는 처음이지만 자당 내 강력한 리더십을 구축하고 있는 조국 대표도 있다. 큰 두 정당 지도부의 갈등과 교착으로 점철되었던 21대 국회와는 다른 국회 운영 모습이 나타날 것 같다. 세번째 변화는 당선된 국회의원들의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집권당 외에 모든 정당 소속 국회의원들은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겠다’는 다짐을 반복하면서 선거 캠페인을 지나왔다. 당선자 개개인의 특성을 논외로 하더라도 캠페인 과정에서 유권자들에게 반복했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21대 국회의원들보다 더 강한 정부 견제 목소리와 행동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위에서 열거한 모든 변화를 압도하는 새로 고침은 4월10일 이전과 이후 달라진 시민들일 것이다. 선거는 엄청난 규모의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붐비면서 대량의 정보가 사방으로 흘러다니는 큰 장날과 흡사하다. 이전까지 ‘생활에 바빠서, 관심이 없어서’ 정치 돌아가는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시민들은 선거 장이 서면 대량의 정보를 체계적으로 접하고 판단을 형성하게 된다. 또한 충돌하는 다양한 정보들을 서로 나누고 해석하면서 이전에 없던 새로운 연결망을 새로 만들거나 기존 연결망을 더욱 강화한다. 그렇기 때문에 주기적인 선거를 한번 거친 시민들은 이전과 질적으로 다른 정보와 판단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모든 변화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사면권, 법률안 거부권, 예산편성권과 집행권, 국무위원 임면권, 70만이 넘는 국가직 공무원들에 대한 직간접적인 임면권, 시행령 제정권을 가진 사람은 여전히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점이다. 대통령은 집권당 의석수가 21대와 유사해 보인다고 해서, ‘이후 정치가 4월10일 이전과 비슷하게 돌아갈 것이며 하던 대로 해도 괜찮다’는 생각에 빠지지 말고 서둘러 국정 기조와 국정운영 태도를 바꿔야 한다. 출처: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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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더 많이 움직여야 하는가?일상 활동 외에 운동이 왜 더 필요한가 우리 현대인의 먼 조상들은 수백만 년 동안 수렵, 채집 생활을 활발하게 했고 그와 함께 뇌를 발달시켰다. 동물을 사냥하기 위한 몸놀림을 위해 뇌가 진화했고, 뇌는 몸에 더욱 복잡하고 효율적인 움직임을 명령했다. 이것이 바로 뇌가 운동을 통해 최적화될 수 있는 근본적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우리 생활을 보면 컴퓨터와 스마트폰 앞에서 시간을 보내느라 신체 활동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우리의 뇌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통해 새로운 것을 경험하도록 진화하지 않았다. 인간의 몸은 생존을 위한 움직임에 가장 적합하게 진화하면서 발달된 것이다. 그런데 끊임없이 먹을 것을 찾아 활발하게 돌아다니던 생활방식에서 농업 사회와 산업 사회를 거쳐 디지털 사회로 바뀌게 되었다. 휴대폰의 앱을 열고 클릭 몇 번만 하면 음식이 바로 배달되는 편리한 생활이지만 스트레스, 불안, 우울 등 정신적 문제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 신체 활동이 줄어든 생활방식이 우리 뇌의 대응능력을 감소시키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위해, 앉아 있는 시간을 늘리는 것은 지금 우리의 선택지가 아니다. 운동은 최고의 예방접종 지금까지 축적된 많은 연구들에서 과학자들은 뇌의 대응력을 높여주는 최고의 예방접종은 ‘운동’이라고 강조한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은 곧 신체 활동이 뇌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운동이란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모든 신체의 움직임을 포함하는 신체 활동의 한 범주에 속하며, 체력을 유지하고 향상시키기 위해 계획적으로 반복 수행하는 구조화된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야 하는 이유는 뇌를 최적화하고 뇌의 대응력을 높이기 데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도 다리가 튼튼하면 뇌의 기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있다.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 연구팀(Steves et al., 2016)은 324명의 여성 쌍둥이(43~73세)들을 대상으로 10여 년간 연구를 진행한 결과, 걷기 등의 활발한 신체 활동을 통해 튼튼한 다리를 가진 대상자들은 운동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인지 능력이 더 뛰어나고 노화와 관련된 뇌 변화도 훨씬 적었다. 이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여 다리를 튼튼하게 유지하면 치매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그림 1). 우리의 뇌 속에는 뇌유래 신경영양인자(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BDNF)라는 뇌의 천연비료와 같은 물질이 있다. 나이에 상관없이 BDNF는 뇌 건강에 매주 중요한 것으로 밝혀져 있다. 우울증 환자나 자살자의 뇌에는 BDNF 수치가 낮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즉각적으로 BDNF의 생산량이 줄어든다. 이러한 BDNF 생성에는 규칙적인 운동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이상과 같은 내용만 보더라도 운동의 효과는 뇌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인 모세혈관, 길이는 10만km 우리 몸이 건강하려면 영양소와 산소를 운반하는 혈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혈관이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동맥과 정맥이다. 그러나 혈액의 영양분과 산소를 온몸 세포에 전달하고 불필요한 이산화탄소나 노폐물을 회수하는 것은 전체 혈관의 99%를 차지하고 길이가 약 10만km나 되는 ‘모세혈관’이다. 혈액순환의 주역인 모세혈관은 생명과 연관된 물질을 크기별로 구분하고 여과하는 천연 혈액 필터이며,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라고 할 수 있다. 미세한 혈관 내에서 이루어지는 모세혈관의 혈류 활동은 인체 건강을 파악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이러한 건강을 좌우하는 모세혈관도 나이와 함께 노화한다. 고혈당이나 고혈압 등 생활습관병은 모세혈관 내벽에 노폐 물질이 쌓여 혈관의 탄력을 잃게 만들고, 유령 혈관이 되면 그 기능을 잃게 된다. 40대부터는 신진대사가 점차 감소하여 사멸하는 혈관 내피세포가 증가하며, 60대에는 모세혈관의 수가 40% 정도 감소한다. 노화로 모세혈관의 수가 줄어들면 불필요한 노폐물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고 체내에 쌓이게 하여 주요 장기의 신진대사 정체를 유도함으로써 다양한 질병과 증상을 초래하게 된다. 또한 뇌에서 모세혈관의 탄력성이 저하되고 혈관 수가 감소하면 인지기능 저하나 치매 유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혈관 건강 촉진제, 산화질소 이렇게 인체 혈관은 우리의 건강과 생명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혈관 건강은 산화질소(Nitric Oxide:NO)의 역할과 깊은 관련이 있다. 산화질소는 신체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기체 분자로 심혈관계, 신경계, 면역계의 조절에 관여하며, 노화를 예방하고 개선하는 기적의 물질이자 생명 물질로 알려져 있다. 산화질소가 우리 몸에 존재하고, 혈관이 확장하기 전 신호전달물질로 작용한다는 기전을 밝힌 것은 20여 년 밖에 되지 않는다. 1998년 루이스 이그나로Louis Ignarro 박사팀은 산화질소가 혈관을 이완시키고 확장시키기 위해 혈관 내피세포에서 생성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산화질소의 신호전달 메커니즘을 규명한 공로로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이후 전 세계적으로 산화질소에 관한 연구 논문은 단일물질로는 가장 많은 15만 편에 달하고 있다. 산화질소는 혈관 내피세포에서 주로 생성되어 즉각적으로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이로 인해 인체의 60조 개 세포에 산소와 영양소를 효율적으로 공급해줌으로써 세포 내 에너지 대사가 효율적으로 일어나게 한다. 이러한 산화질소는 혈관 내피세포에서만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뇌와 폐의 신경세포에서도 생성이 되어 뇌 질환이나 기관지 및 폐 질환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그 외에 산화질소는 생식기의 신경세포에서 생성되어 성기능 장애를 개선하고, 백혈구에서 생성되어 면역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혈관은 나이와 함께 노화하고 기능도 저하됨으로써 혈관 내피세포에서 생성되는 산화질소의 생성량도 노화에 의해 감소될 수밖에 없다. 산화질소 생성을 돕는 효소의 분비가 20대에 비해 40대에는 절반으로 줄어들고, 이후 나이가 들수록 산화질소 생성이 급격하게 줄어든다. 나이 들어도 산화질소 생성을 촉진시킬 수 있다면 노화를 지연시키고 각종 질병을 예방함으로써 젊음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최근 특정 부위 활동이 증가했을 때 뇌가 어떻게 해당 혈관에 확장 신호를 보내 뇌의 모세혈관을 제어하는지 그 메커니즘을 밝힌 연구 논문이 2021년 7월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실렸다. 이 연구에서 모세혈관 내벽 세포에 유입하는 칼슘이 늘어나면 산화질소가 생성되어 모세혈관을 확장하고 혈류량도 늘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혈류량이 늘어야 하는 뇌의 특정 영역에 필요할 때 혈액이 공급되지 않으면 신경세포가 스트레스로 손상되어 인지기능 저하와 기억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 여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출처 : Gerontology, 2016) 규칙적 운동이 산화질소 생성을 촉진한다 인체 내에 산화질소 생성을 촉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규칙적인 운동이다. 녹황색 채소 같은 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산화질소 생성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온전한 식품 섭취에 한계가 있다면 산화질소 생성을 촉진하는 산화질소 대사체와 같은 건강기능식품 섭취도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산화질소 생성을 촉진하기 위해 의학박사 잭 부시Zach Bush는 짧은 시간 동안 신체의 16개 주요 근육을 운동시켜 전신의 산화질소 레벨을 높이고, 이로써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산화질소 덤프운동(Nitric Oxide Dump)’을 개발했다. 산화질소 덤프운동은 스쿼트, 번갈아 팔 들어 올리기, 뛰지 않고 하는 팔 벌려 뛰기, 숄더 프레스 등 네 가지 동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세트당 10회씩 3~4세트를 실시하며, 하루 세 번 최소 두 시간 간격으로 하기를 권한다. 어느 정도 체력이 붙으면 반복 횟수를 20회까지 늘릴 수 있으며, 호흡은 입이 아닌 코를 통해서만 해야 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이 운동은 장소의 구애 없이 자세와 속도에 초점을 두고, 움직이는 관절과 근육 단위에 산소 부족을 발생시켜 산화질소 재생성을 촉진하는 고강도 인터벌 운동법이다. 다양한 연구에서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의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을 줄일 수 있고, 노화로 인한 심혈관대사증후군 위험 요소를 줄이며, 복부와 내장 지방 침착물들을 줄이는 데 매우 효율적인 운동 방법임을 입증하고 있다. 우리 몸의 혈관은 상처가 나도 통증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혈관은 침묵의 장기라 불리기도 한다. 뇌졸중, 심근경색, 협심증 등은 대표적인 혈관질환이지만 진행되는 정도를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평소에 건강한 생활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을 생활화하여 혈관질환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 식사를 매일 규칙적으로 해야 하듯 운동도 그렇다. 일회성 운동이 아닌, 평생 꾸준히 하는 생활습관으로 만들어야 건강을 유지하고 증진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일상적인 활동을 할 때도 산화질소가 발생되어 혈관 확장이 일어나지만, 온몸의 모세혈관까지 자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적극적인 운동으로 전신의 혈관과 신경계를 자극하고 단련시킬 때 건강은 한층 업그레이드 될 것이다. 뇌 건강을 보장하는 근육 테크 모세혈관을 늘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과 근육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다. 많은 양의 산소를 몸속에 공급하는 유산소 운동으로 단련된 근육을 적색근(red muscle)이라고 한다. 이 적색근은 모세혈관이 잘 발달되어 있고 미토콘드리아가 많이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빠르게 걷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은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받기 위한 새로운 모세혈관을 생성하게 한다. 운동을 하면 동맥에서 모세혈관, 정맥까지 전체 혈관의 혈류속도가 증가한다. 특히 마라톤과 같은 격렬한 유산소 운동은 활성산소를 생성하기 때문에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모세혈관의 혈류가 과도하게 빨라지면 물질교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다시 정맥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 정맥은 근육의 움직임에 의해 압력을 받아 혈액이 심장으로 흘러가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걷기나 달리기 같은 운동은 정맥에 있는 혈액을 심장으로 돌려보내면서 모세혈관의 혈류 순환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웨이트트레이닝 같은 무산소적 근력운동을 통해서도 근육세포가 산소를 대량으로 원하기 때문에 새로운 모세혈관을 생성할 수 있다. 근육량은 40세부터 매년 0.5% 정도 감소하기 시작한다. 특히 신체에서 가장 큰 근육인 허벅지 앞쪽 대퇴사두근의 근육량 감소가 두드러진다. 그러므로 가장 큰 근육인 대퇴사두근과 두 번째 큰 근육인 엉덩이 대둔근의 근육량 감소가 일어나지 않도록 스쿼트와 같은 운동이 필수적이다. 우리 몸의 근육은 약 2/3가 하체에 집중되어 있다. 하체의 근육이 튼튼할수록 치매나 알츠하이머 같은 인지장애를 예방하고 뇌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뇌 건강을 보장하는 근육테크, 당장 시작해보자. 출처:브레인미디어 글. 심준영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뇌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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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건강을 완전한 건강으로 바꾸는 기술회복과 적응을 코디네이팅하는 뇌 우리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상 속에 살고 있다. 새로운 시대에 살고 있으니 우리의 생각도 그에 맞춰 새로워져야 한다. 세월과 시간이 흐른다고 말하지만 사실 변화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다. 그렇기에 우리의 몸과 정신, 건강 등에 대해서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봐야 해결법을 찾을 수 있다.500원짜리 동전을 놓고 사람들에게 이 동전이 어떻게 생겼느냐고 물으면 모두 다르게 대답할 것이다. 정면에서 본 사람은 둥글다고 하고, 옆에서 본 사람은 타원형이라고 할 것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인간을 바라보는 것도 여러 가지 차원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 ▲ ©게티이미지 미병 상태로 살아가는 인간 인간에 관해 생각할 때 우주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우주에 별이 생기고 없어지는 과정에서 생겨난 원소들이 우리 태양계를 만들고, 거기에 있는 수많은 성분이 우리 몸을 만들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주와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다. 우주 차원의 인간은 계속 변화하는 과정 중에 있다. 인류가 현재 어느 시점에 와 있는지 진화적 차원에서 짚어볼 필요가 있다. 하루 24시간으로 지구의 역사를 보면 생물체가 나타난 것은 오전 3시 경에 해당한다. 3시 이전에는 박테리아만이 존재했다. 오전 9시 경에 초등 동물이 생기기 시작했다. 인간은 24시가 되기 8초 전에 나타났다. 23시 59분 59초에 인간은 손을 쓰기 시작하면서 테크놀로지가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더불어 손을 쓰면서 인간의 뇌는 폭발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인류가 뇌에 대해 알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지만, 뇌는 몸의 내부 환경 및 외부 환경, 그리고 이 둘 상호간의 영향을 조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조정자 역할을 담당하며 문명을 진화시켜 왔다. 어떤 첨단기술이나 기계를 다루는 것만이 테크놀로지가 아니다. 우리 몸을 다루는 것도 테크놀로지이다. 건강도 질병의 있고 없음만을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건강한 상태도 병든 상태도 아닌 그 중간의 ‘미병’ 상태가 있다. 많은 사람이 불건강한 미병 상태로 살고 있다. 이 불건강을 완전한 건강으로 바꿀 수 있는 테크놀로지가 필요하다. 이것이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이자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다. 이때 변하는 상황에 맞춰 모든 것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도록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는 것이 우리의 ‘뇌’이다. 이것이 뇌의 본질이다. 생명은 단 한 순간도 멈춰있지 않고 항상 변화하며, 이를 코디네이팅coordinating(조절)하는 것이 바로 뇌인 것이다. 물질적인 나와 비물질적인 나의 조화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찾고 있다. 지금의 나와 10년 전, 20년 전의 나는 다르다. 10년 후의 나도 지금과는 다를 것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그 전체가 다 나이지만, 문제는 과거의 나, 아직 오지 않은 내가 지금의 나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나라고 하는 존재를 알고, 내 안의 구조와 외부 환경을 파악하고 조화롭게 코디네이팅 하는 것을 ‘브레인트레이닝’이라고 할 수 있다. 브레인트레이닝에서는 물질로 이루어진 육체뿐 아니라 비물질적인 것으로 이루어진 정보, 생각, 감정도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즉 육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 건강까지 아우른다. 결국 나라고 하는 존재는 육체로 존재하는 물질적인 나, 기억과 정보 등 비물질적인 나로 이루어져 조화를 이루고 안정될 때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다. 심신의 조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뇌를 잘 트레이닝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회복과 적응을 코디네이팅하는 뇌 가장 강한 생명체는 힘이 센 생명체가 아니라 적응을 잘하는 생명체이다. 적응이란 적절히 반응하는 것이다. 스스로 몸을 운용하고 보호하는 방식, 즉 ‘면역’이 이에 해당한다.우리 몸에는 면역 세포가 있어서 외부로부터 해로운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이에 대응한다. 그러나 면역력이 너무 강해 이상 반응이 생기는 것 또한 병이 된다. 류머티스 같은 자가면역질환이 대표적이다. 오늘 하루 동안에도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먹고, 움직이고, 숨 쉬고, 잠자고, 생각하는 일은 단 한 순간도 멈춰있지 않았다. 생명활동은 생활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기본 활동이기에 나의 내적 환경과 외적 환경을 조화롭게 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은 정체성과 생명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내외부 환경의 변화 속에서 ‘안정’과 ‘적응’을 끊임없이 반복한다. 이렇듯 회복과 적응을 잘하기 위해서는 ‘뇌’라는 코디네이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건강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고, 만드는 만큼 건강해진다. 이러한 라이프 스타일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 궁극적으로 건강한 상태이다. 우리가 하루도 빼놓지 않고 하는 것들, 먹고 자고 숨 쉬고 생각하는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코디네이팅 하는 뇌를 잘 훈련하는 것이 건강한 삶을 이루는 길이다. 출처:브레인미디어, 글:전세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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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 이태원에 주는 교훈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시민대책회의 관계자들이 지난 3일 오후 서울광장 분향소 인근에서 ‘국민의힘·윤석열 정권 심판 대행진’을 열고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참사특별법에 거부권을 행사하자, 수사와 조사는 그 목적이 다르므로 별도의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진상을 규명하는 것을 막아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참사에서 범죄행위를 한 인물을 찾아 처벌하려는 수사와 달리, 조사는 참사를 유발한 깊은 원인을 밝히는 일이어서 독립적인 위원회에서 전문가들이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수사를 제대로 못 했다면 당연히 특별법을 통한 조사가 필요하겠고, 수사를 다 했다고 하더라도 조사의 필요는 줄지 않는다. ‘과학 언저리’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이 지면에서 이태원참사특별법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조사와 수사의 차이에 더해, 조사와 과학연구의 유사점에 관해서도 생각해보기 위해서다. 조사는 법적 처벌만을 목적으로 삼지 않는다는 점에서 수사와 다르고, 참사에 관한 새로운 지식을 생산한다는 점에서 연구와 비슷하다. 대형 참사가 새로운 지식의 생산을 요청하는 것은 단순히 기존 이론을 적용하거나 기존 사례와 비교해서는 그 전모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나의 학문 분과가 참사를 모두 담아낼 수 없기에, 진상규명은 다양한 연구자의 협력을 통해 과거에 없던 문제를 발굴하고 답을 찾아가는 융합적 연구활동이라고 여길 만하다. 참사 조사를 지식을 생산하는 과학연구에 비유하는 것이 반드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라는 대의에 도움 되는 것은 아니다. 과학연구에서는 우리가 원했던 지식을 얻지 못할 수도, 그렇게 얻은 지식이 우리를 불편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검증된 수단을 모두 동원하여 얻은 사실의 조각들을 겨우 끼워 맞춰봤더니, 예상했던 것과 전혀 다른 지식이 펼쳐지는 상황도 감당해야 한다. 참사와 관련해 감옥에 가야 할 사람이 100명이라고 밝혀질 수도 있지만, 그럴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드러날 수도 있다. 이것이 수사였다면 전자는 성공, 후자는 실패라고 하겠지만, 연구에서는 후자를 통해서도 새로운 지식을 얻은 것이다. 한명도 감옥에 갈 만한 잘못을 하지 않았다는데 그토록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는다는 게 어떻게 가능한지 설명해내는 것, 그것도 참사 조사의 임무다. 참사 조사와 과학연구를 굳이 연결하면서 특히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과학연구진이 일종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한 팀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이다. 과학자들은 어떤 문제를 풀자는 쪽과 풀지 말자는 쪽이 함께 팀을 꾸려 실험을 하거나 논문을 쓰지 않는다. 무엇이 중요한 문제인지에 관해 인식을 같이하고, 그것을 풀기 위한 방법을 큰 틀에서 합의한 사람들, 무엇보다 문제를 함께 풀어나갈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모여 연구 과제를 하는 것이다. 이른바 같은 패러다임 안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사람들이어야 지식 생산을 함께 할 수 있다. 기간과 예산이 정해진 과제가 시작된 뒤에도 서로의 패러다임이 어긋나 있다면 그 연구는 실패할 것이 뻔하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나섰던 조사위원회들은 참사 조사의 패러다임을 공유하는 이들로 구성되지 않았고, 이것이 결국 조사의 동력을 떨어뜨렸다. 10명 내외 조사위원을 여당, 야당, 국회의장 등이 나누어 추천하는 제도는 참사를 전혀 다르게 인식하는 사람들을 한방으로 밀어 넣는다. 진실을 밝히려면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 이 질문과 저 질문은 어떻게 연결되는지, 심지어 진상규명이 왜 필요한지도 합의한 적이 없는 이들은 여야 대립 구도를 그대로 회의실로 끌고 들어온다. 싸울 준비를 하고 들어가는 사람들에게 이토록 중요한 지식 생산의 과업을 맡겨도 괜찮을까. 노벨상급 연구 책임자도 이런 연구를 성공시킬 수는 없다. 여야가 모두 능력을 인정하고 신망 있는 사람을 찾아 조사위원장으로 합의하여 추천하고, 그 위원장이 자신과 패러다임을 공유하는 전문가들, 핵심 질문을 함께 설정하고 그에 답하기 위해 역할을 분담하되 한 팀으로 움직일 수 있는 이들로 위원회를 꾸리게 하면 어떨까. 아마 정치적 현실을 모르는 순진한 제안일 것이다. 그러나 이태원참사특별법이 끝내 무산되든 혹은 다행히 새 기회가 마련되든, 수사와 조사와 연구 사이에서 참사의 진상규명 방식에 관한 고민은 계속돼야 한다. 특별법을 제정하고 조사위원회를 만들어놓았다고 해서 진상이 저절로 드러나지는 않는다는 것, 세월호가 이태원에 주는 교훈이다. 자료/출처: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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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누적된 스트레스가 자율신경계에 주는 영향- 게티이미지뱅크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구성된 자율신경계(Autonomic nerve)는 중추신경계의 중요한 부위인 뇌와 연결된 신경절에서 출발하여 우리몸의 모든 장기로 연결되어있는데, 주로 심장박동,위장관의 소화운동,호흡등의 신진대사에 관여한다. 교감신경계는 주로 저항,긴장,방어시에 활성화되고, 이는 과도한 스트레스가 장시간동안 발생할 때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또한 부교감신경계는 수용,이완,회복시에 활성화되고 심신의 안정에 도움을 주는 명상,요가활동을 하였을때에 부교감신경계는 유의미한 수준이상으로 항진된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심신건강유지에 반드시 필요하다. 장기간동안 스트레스에 노출될 경우 교감신경은 활성화된다. 이때에 근육은 긴장되고,맥박과 혈압은 상승하며 내장기관의 혈관은 수축되어 위장에서의 소화운동과 효소분비를 억제한다.이로인해 속이 답답한듯한 소화불량증상이 발생하는 등의 면역기능저하로 입안이 헐거나 감기에 자주 걸리는 등, 인체의 저항성이 전반적으로 약화된다. 자율신경계는 인체의 모든 장기에 작용하기에 증상또한 인체의 모든영역에서 나타나고 개개인에따라 발현되는 증상도 다르다. 자율신경계의 부조화(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견제와 균형의 밸런스가무너지는현상)가 일반적인 수치를 넘었을때 자율신경실조증으로 부른다. 이는 스트레스에 장시간 노출되고, 과로등의 육체적인 피로에의해 주로 유발된다. 자율신경실조증으로 발생되는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동맥경화,협심증,고지혈증,당뇨/고혈압,혈관질환, 심장병, 위궤양,신경우울증,불면증.불안증,공황장애증상들이다. 현대인에게 발생하는 질환의 거의 70%정도가 자율신경계의 이상으로 발생한다고 한다. 장기간의 누적된 스트레스로 발생되는 자율신경계의 이상증상을 방지하기위해서는 과로를 피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율신경계의 건강한 균형을 유지하려면.. 교감신경이 이상 항진일때 - 심신을 안정.이완시켜주는데 효과가 있는 명상과 요가.여행과 산책을 한다. - 흥분성약제는 복용을 금하고 스트레스의 요인을 제거하기위해 노력한다. - 일과 활동량을 줄이고 규칙적인 휴식을 통해 뇌와 몸을 쉬게한다. - 교감신경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 필수아미노산(글루타민 등),비타민D,비타민B,미네랄, 마그네슘,아연등을 충분히 섭취한다. - 알칼리성 음식을 섭취한다. -깊고 긴 호흡(복식호흡)도 심신안정에 도움이 된다 부교감신경이 이상 항진일 때 - 심신에 원기를 보하는 조치가 이뤄져야한다. - 신경안정제류는 가급적 피한다. - 가볍고 적당한 운동을 지속적으로 한다. - 햇볕을 충분히 받고 산책한다. - 목욕시 냉온요법을 권장한다. - 성질이 따뜻한 야채와 육류를 충분히 섭취한다. -오전과 낮시간에만 녹차,홍차,블랙커피를 적당히 마신다 빛고을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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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리모델링,명상(冥想, meditation)명상 수행을 하면, 뇌에 변화가 일어난다? <출처: gettyimages> 2006년 1월 초 <뉴욕타임즈>를 비롯한 미국의 주요 언론에는 티베트불교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Dalai-Lama XIV, 1935~)에 대한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달라이 라마가 신경과학회(The Society for Neuroscience) 2005년 정례 학술발표회에서 ‘뇌의 가소성’이라는 제목으로 기조연설을 했는데 강연의 요지는 명상 수련을 하면 뇌에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었다. 도대체 신경과학 같은 첨단 분야에서 불교지도자를 초빙해 명상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니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명상에 관한 과학적 연구가 활발해진 것은 1993년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의 대체의학연구소(OAM)에서 명상 연구에 공식적으로 연구비를 지원한 이후부터다. 2009년 한국을 방문한 미국 하버드대 의대 크리스토퍼 거머(Christopher Germer) 교수는 “마음챙김(mindfulness)이라는 불교의 명상수행법이 미국에서 심리치료에 널리 확산돼 있으며 심리치료가의 40% 이상이 이 명상법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매년 명상 관련 논문 1200여 편이 심리학이나 의학 학술지에 발표되고 있다. 명상에 따른 뇌파의 변화 뇌파. <출처: (CC)Hugo Gambo at Wikipedia.org> 명상을 하면 뇌에 변화가 일어난다. 뇌의 활동은 기본적으로 전기적 활동이다. 뇌에 자극이 오면 뇌속에 있는 신경세포들은 전기적 펄스를 낸다. 이러한 펄스가 모여 특정한 형태로 나타난 것을 뇌파(EEG)라고 부른다. 뇌파는 수백만 개의 뇌세포가 보여주는 활동이 합쳐진 파형으로 5가지 유형이 있다. 과학자들은 뇌파의 변화를 통해 마음의 변화를 유추할 수 있다고 말한다. 초당 1~4의 주파수를 보이는 매우 느리고 불규칙한 뇌파가 델타(δ)파다. 델타파는 잠을 잘 때 나타나는 수면파다. 초당 4~8의 느린 주기를 보이는 뇌파인 세타(θ)파는 각성과 수면 사이를 반영한다. 흔히 세타파가 우세할 때 사람들은 깊은 통찰력을 경험하기도 하고 창의적인 생각이나 문제해결력이 솟아나기도 한다. 세타파는 유쾌하고 이완된 기분과 극단적인 각성과도 관련이 있고 동시에 어떤 일을 수행하겠다는 의도성과 관련이 있는 뇌파다. 초당 8~13의 주기인 알파(α)파는 안정 상태 때 나타난다. 쾌적하고 마음이 편안할 때 보이는 뇌파가 바로 알파파다. 초당 13~30의 주파수를 가진 베타(β)파는 대체로 눈을 뜨고 생각하고 활동하는 동안 나타나는 뇌파다. 정상적 인지기능이나 불안 또는 흥분과 관련된 정서상태 또는 각성상태일 때 나타나는 뇌파가 베타파다. 쉽게 말해 생각이 많거나 걱정을 할 때 베타파가 두드러진다. 초당 40 정도의 빠른 주파수를 보이는 감마(γ)파는 깊은 주의집중이 이뤄질 때 또는 자비심을 가질 때 특징적으로 잘 나타난다. 위에서 언급한 뇌파 가운데 특히 명상하는 동안 나타나는 뇌파가 세타파다. 오랫동안 명상을 수행한 사람은 명상을 하지 않는 평소에도 세타파를 쉽게 보여줄 수 있다. 다시 말해 임의대로 세타파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일반인들도 어떤 통찰이나 창의적인 생각이 일어나는 순간 세타파를 경험한다. 실험에 따르면 어려운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가 해결책이 발견되는 순간 세타파가 일어난다고 한다. 즉 세타파 발생은 어떤 통찰이나 직관적 깨달음이 일어날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세타파의 출현은 뇌속에서 일산화질소(NO)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발생하는 것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운동 경기에서 대기록을 수립한 사람들은 경기 도중 명상과 비슷한 무념무상의 상태에 이른다고 한다. 지난 대구육상세계선수권대회의 한 장면이다. 명상은 세타파를 발생시켜 인지기능을 높여주는 것 외에 신체적 실행능력도 탁월하게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준다. 운동 경기에서 대기록을 수립한 사람들은 경기 도중 명상과 비슷한 무념무상의 상태에 이른다고 한다. 즉 세타파가 발생해 고통, 피로감, 실패에 대한 공포감 등 온갖 생각이 사라지고 최고 경지의 쾌감만이 뒤따른다고 한다. 최근에는 기능적자기공명영상(fMRI) 장치가 활용되면서 명상이나 이완, 또는 일반적인 휴식상태에서 일어나는 두뇌 활동의 실체를 실시간으로 밝힐 수 있게 됐다. 즉 fMRI는 특정한 순간 뇌의 여러 부위로 혈액이 흘러가는 모습을 정확하게 보여줌으로써 순간순간 뇌의 어느 부위가 활동하고 있는가를 알아볼 수 있게 해 준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내과 허버트 벤슨(Herbert Benson) 박사팀은 집중명상 때 나타나는 ‘안정과 동요’라는 심리적으로 서로 모순되는 상태가 어떻게 뇌속에서 일어나는가를 fMRI를 통해 밝혔다. 집중명상이란 특정한 대상(불교에서는 ‘화두’라고 부른다)에 정신을 집중한 채 수행하는 명상법이다. 안정과 동요 현상은 명상도중 통찰이 일어날 때 더욱 두드러진다. 즉 과거부터 지속돼 오던 정신적 또는 정서적 타성이 깨지는 순간 촉발된다는 것이다. 집중명상으로 통찰에 이를 때 나타나는 fMRI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뇌의 전반적인 활동성은 줄어들지만 혈압, 심장박동, 호흡의 조정과 관련된 뇌 부위의 활동성과 주의집중, 공간-시간 개념이나 의사결정과 관련이 있는 뇌 부위의 활동성은 오히려 증가해 있다. 이처럼 명상하는 동안 평소 머리를 아프게 해 오던 난제가 풀리는 통찰적 상황이 일어나면 뇌 대부분의 활동은 줄어들지만(잡념이 줄어든다는 뜻), 주의나 각성을 담당하는 뇌 부위나 평화와 이완감을 담당하는 뇌부위의 활성은 오히려 증가하므로 ‘안정과 동요’의 상황이 일어난다. 이는 선(禪)에서 언급하는 성성적적(惺惺寂寂)의 상태를 신경과학적으로 입증한 셈이다. 휴식할 때와 명상할 때 정서를 자극하는 소리를 들려줄 때 나타나는 뇌의 반응을 나타내는 fMRI 데이터. 일반인(명상 초보자)은 휴식 때나 명상 때나 별 차이가 없지만 명상 수행자는 큰 차이가 난다. 명상하면 좌뇌 전두엽 활성화 긍정적인 감정상태에서는 왼쪽 전전두피질이 더 활발하고 부정적인 감정상태에서는 오른쪽 전전두피질이 더 활발하다. 뇌파(알파파) 강도의 좌뇌와 우뇌 차이를 표현한 이미지로 왼쪽 전전두피질이 더 활발하다. 명상 수행자들이 보이는 패턴이다. 사람들이 불안이나 분노, 우울과 같은 불쾌한 감정을 느낄 때 활성을 보이는 뇌 부위는 편도체와 우측 전전두피질이다. 반대로 낙천적이고 열정에 차 있고 기력이 넘치는 긍정적 감정상태에 있을 때는 좌측 전전두피질이 활기를 띠게 된다. 미국 위스콘신대의 리처드 데이비슨(Richard Davidson)박사는 평상시 좌우 전전두피질 사이의 활동성을 비교하면 개인의 기분 상태를 쉽게 알아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다시 말해, 오른쪽 전전두피질이 활발해지면 불행과 고민이 많아지고, 왼쪽 반구가 활발해지면 행복해지고 열정에 찬다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오른쪽 전전두 쪽으로 활동성이 기울어져 있는 사람은 임상적으로 우울이나 불안장애를 보인다. 데이비슨 박사는 1만~5만 5000시간 명상수행을 해온 티베트 승려 175명을 대상으로 fMRI를 촬영한 결과 한 사람의 예외도 없이 좌측 전전두엽의 활동이 우측 전전두엽에 비해 우세함을 발견했다. 이처럼 오랜 명상수행은 뇌의 활동성을 바꿔놓아 행복한 마음의 세계로 인도한다. 보통 사람들도 명상을 하면 좌측 전전두엽의 기능이 우세해지고 우울감이 행복감으로 바뀐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의 심리학자 사라 라자 박사팀은 법관과 언론인 등 지식인을 대상으로 하루 40분씩 짧게는 2달, 길게는 1년 정도 명상을 하게 했다. 그 결과 이들은 스트레스가 감소돼 기분이 좋아지고 사고가 명료해졌다고 대답했다. 또 어려운 상황에 놓여도 흔들리지 않고 주의 초점을 잘 유지할 수 있었다. 흥미롭게도 fMRI로 조사한 결과 자비심과 행복감을 담당하는 뇌 부위가 0.1~0.2mm 더 두꺼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명상으로 뇌의 구조까지 바뀐 것이다. 미국 매사추세츠의대 존 카밧진(Jon Kabat-Zinn) 박사는 불교의 마음챙김 명상에 기반을 둔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MBSR)을 개발했다. 집중명상이 특정 대상에 주의를 모으는 것과는 달리 마음챙김 명상은 지금 이곳에 나타나는 그 무엇이든, 그것이 소리이든 신체 감각이든 나타나는 그것에 초점을 두고 알아차린다. 즉 감각 경험에 대한 생각보다는 감각 경험 그 자체에 주의를 기울인다. 마음속에 어떤 생각을 일으키기 않고 오직 지금 이곳에 나타나는 것만 살피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자신을 힘들게 하지 않는다. 카밧진 박사는 하루 3시간 1주일 간격으로 8주 동안 행하는 프로그램을 스트레스가 심한 한 생명공학 회사의 직원들에게 실시했다. 피험자들은 그 전에 불교에 관해 전혀 알지 못한 명상 초보자들이었다. 마음챙김 명상을 수련하기 전 이들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불평했고 실제 감정 결정점이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그러나 프로그램이 끝날 무렵 이들의 감정은 긍정적인 영역인 왼쪽으로 옮겨갔고 동시에 기분도 개선됐다. 그 결과 하는 일에 열정적이고 불안 없이 참여할 수 있었다고 보고했다. 11시간의 짧은 명상으로도 자기조절에 관여하는 앞쪽 대상회(4가지 색) 백색질에서 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명상이 자기조절능력을 높이고 정신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배경으로 보인다. 또 하나 유익한 발견은 명상이 면역기능도 강화시킨다는 점이다. 즉 마음챙김 명상을 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독감 바이러스를 주사하고 난 뒤 혈액 속에 형성된 항체의 양을 조사한 결과 명상을 하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독감에 걸리더라도 명상을 한 사람들이 증세가 가벼웠다. 이는 감정의 결정점이 왼쪽 전두엽 쪽으로 많이 기울어진 사람일수록 면역수치가 더 높다는 결과와 일맥상통한다. 지난해 미국 UC데이비스의 클리포드샤론(CliffordSharon) 박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명상은 수명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염색체의 말단에는 텔로미어란 부분이 있다. 세포가 분열하면 텔로미어가 점점 짧아지는데 결국 사라지면 세포는 더 이상 분열하지 못하고 죽는다. 그런데 세포는 텔로미어의 단축을 지연하는 수단을 갖고 있다. 텔로머라제라는 효소다. 텔로머라제 유전자가 활성화되면 짧아진 텔로미어를 복구해 노화를 늦출 수 있다. 연구자들은 3개월 동안 하루 6시간씩 집중적으로 명상을 한 집단과 명상을 하지 않은 집단의 텔로머라제 활성을 비교했다. 그 결과 명상을 한 집단의 텔로머라제 활성이 평균 30% 더 높았다. 연구자들은 명상이 스트레스를 낮춰 세포노화를 늦춘 것이라고 해석했다. 청소년 ADHD에 효과 클 듯 신체의 갑작스런 변화로 충동과 욕망을 억제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은 심할 경우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보이기도 한다. 명상은 이들이 넘치는 에너지를 생산적인 방향으로 돌리는 데 유용할 것이다. 2000년대에 들어와 명상이 스트레스 관련 질환을 치료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캐나다 캘거리대 의대 스펙카(Michael Speca)박사팀은 암환자 집단에 명상프로그램을 적용한 결과 기분장애와 스트레스 수준이 유의미하게 경감된다는 것을 보고했다. 이러한 변화는 프로그램이 끝나고 6개월 후에도 지속됐다. 미국 애리조나대 심리학자 샤피로(Francine Shapiro)박사팀은 유방암 환자에게 명상프로그램을 적용한 결과 수면의 질이 향상됐음을 발견했다. 이때 명상 시간이 길수록 수면 후의 상쾌함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불안과 강박신경증, 자기애적이고 경계성인격장애인 환자들도 정신치료와 함께 명상프로그램을 병행하면 정신치료만 받는 경우보다 치유효과가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필자도 지난 수년 동안 국내에서 수백 명을 대상으로 8주 동안 명상프로그램을 실시했고 그 결과를 여러 차례 학술대회나 학회지에 발표한 바 있다. 명상을 한 환자들은 두통, 요통, 견비통 등의 만성 통증이 개선되고 불안, 우울, 공황 등의 심리적 증세가 개선됐다. 유방암과 전립선암 환자의 경우 불면증이 줄어들고 삶의 질이 나아지는 걸 관찰했다. 일반인들도 불안, 우울, 강박감, 민감성, 적개심, 공포감 등의 부정적 정서가 줄어들어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사회에서 명상이 큰 도움이 될 집단 4곳을 꼽는다면 먼저 만성질환으로 시달리는 환자와 그 가족들이다. 만성질환은 몸 뿐 아니라 마음까지 지치게 만들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학교다. 신체의 갑작스런 변화로 충동과 욕망을 억제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은 심할 경우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보이기도 한다. 명상은 이들이 넘치는 에너지를 생산적인 방향으로 돌리는 데 유용할 것이다.일터의 스트레스 또는 일자리가 없어 오는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데도 명상이 도움이 될 것이다. 끝으로 고령화 사회가 진행되면서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노인들에게 명상은 보람있는 여생을 설계하는 데 동반자가 될 것이다. 흔히 명상은 특정 종교나 지역에 국한된 수행법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최근 들어 대학에서도 ‘행복학’이라는 명상 열풍이 불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에서는 심리학자 벤 사하르(Tal Ben-Shahar) 박사가 개설한 행복한 강의에 학부 학생의 20%가 몰려들어 화제가 됐다. 행복이란 객관적 지표에 이르렀을 때 얻는 게 아니라 주관적으로 느끼는 만족감이다. 몸과 마음은 하나이다. 마음이 건강해지면 몸도 건강해진다. 규칙적인 운동과 명상, 충분한 수면과 건강한 식습관, 즐거운 마음가짐이 행복으로 가는 고속도로다. 하루가 다르게 복잡해지는 현대사회에서 명상이 주목받는 이유다. 글:장현갑 서울대 심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심리학과, 영남대 심리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명상과 의학을 접목한 통합의학의 연구와 보급에 앞장섰다. ‘마인드플러스 스트레스 대처 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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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뭔가 안 할’ 쉬운 결심- 게티이미지뱅크 2024년 새해는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쉬운 일을 계획해보자. 새로운 일을 벌이거나 지금까지 했던 일을 좀 더 잘하려는 욕심은 접어두자. 지금까지 했던 일 중에서 몇가지를 골라 새해부터는 하지 말아보자. 그렇다고 일상을 멈추자는 뜻은 아니다. 지난해보다 좀 더 느리게 가자는 것이다. 잡다한 일을 조금 덜어내자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의 자원과 에너지를 최대한 아끼는 한해로 삼아보자. 우선, 세상이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주제에 무관심해지자. 예컨대 인구감소 문제. 당신은 인구감소에 책임이 없으니 무시하시라. 인구감소는 한국 사회의 인간에 대한 멸시와 모욕, 혐오와 차별이 켜켜이 쌓인 결과로 나타난 것이니 이런 짓을 벌인 사람들만 반성하면 될 일이다. 당신이 대기업 노동자라면 다른 기업 노동자들과 비교해 실력의 초격차를 유지할 계획을 세울 수 있겠지만 올해는 그러지 말자. 연구개발로 초격차를 유지하겠다면 몰라도 중소 하청업체의 생산단가를 후려치는 방식이었다면 올해는 그만두자. 제조분야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평균 임금이 지난 20년 동안 지속해서 감소해 절반까지 하락한 이유를 찾아보라. ‘쇳밥일지’의 저자 천현우는 하청업체 노동자에게 월급 200만원은 ‘통곡의 벽’이라고 했다. 하루 8시간 열심히 일해도 200만원을 넘기기 굉장히 힘들기 때문이다. 올해 국회의원 선거에 나설 청년 정치인들이라면 출마 계획을 접는 것이 좋겠다. 지역의 가장 밑바닥에서 주민들을 만나고 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봤자, 양대 거대 정당은 ‘명사’ 영입에 열 올릴 뿐 열심히 일한 당신을 중앙정치의 무대로 끌어올릴 생각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주 운이 좋아 청년 정치인으로 국회에 들어와도 당신이 새롭게 할 일은 없고,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나만의 독특한 창작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은 가난한 예술인이라면 올해도 안정적인 삶을 바라지 않는 것이 좋겠다. 예술인 복지정책의 대표 사업인 ‘창작준비금 지원사업’의 경우 선정되면 연간 300만원을 받지만 격년으로 신청해야 한다. 매번 운 좋게 선정되어도 한해 고작 150만원을 받는 셈이다. 이마저도 경쟁률이 높아 선정 요건을 갖춰도 떨어진 예술인이 느는 추세다(국회입법조사처, 예술인 복지사업 운영실태와 개선과제, 2023년). 예술인 월평균 소득은 147만원에 불과해 상당수가 경제적 상황이 매우 취약하고 사회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지만, 예술인 복지법 개선을 위한 논의는 없을 것 같다. 당신이 기후위기를 걱정하는 환경활동가라면 그 걱정을 멈추는 일부터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걱정이 불안으로, 불안이 공포로 확대되고, 공포는 당신을 매우 우울하게 하거나 폭력적 성향을 보이도록 부추길 것이다. 세계 각국은 기후위기를 막는 첫 과제로 2030년까지 탄소감축 목표를 제시했지만 이대로 간다면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다. 유엔 기후변화 정부간 협의체(IPCC)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연평균 온도 1.5도 상승 시기를 계속 앞당기고 있는 것이 증거다. 2030년까지 해마다 실망이 누적되면서 인류는 2040년도, 2050년도 기약할 수 없는 불안한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러니 차라리 눈을 감고 주문을 외워보자. 기후위기는 스르르 없어질 것이라고. 낡은 것들은 꾸역꾸역 버티고 앉아 있고, 새로운 것은 아직 태어날 기미가 없는 때에는 뭐라도 해보려는 노력보다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 결심하는 것이 지혜롭다. 그렇게 줄이고 덜다 보면 기회가 오고, 그때 아껴두었던 에너지를 발산해보자. 그때는 제발 기존에 했던 대로 하지 말고 장기적 시각에서 좌우와 앞뒤를 살피면서 조심스럽게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해보자. 박성원 |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 출처:한겨레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