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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뇌는 해킹되었습니다

정치/경제/사회

당신의 뇌는 해킹되었습니다

- 생각으로 소통하는 기술

만약 다른 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읽는 능력, 하늘을 나는 능력, 시간을 멈추는 능력, 순간이동하는 능력, 엄청난 괴력을 발휘하는 능력 중 한 가지를 가질 수 있다면 어떤 초능력을 선택할까? 나는 마음과 생각을 읽는 능력을 선택하겠다. 하늘을 나는 능력과 괴력은 대체할 수단이 존재하고, 시간을 멈추는 능력과 순간이동 능력보다는 다른 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읽는 능력이 더 큰 이득을 가지고 올 것 같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읽어 고백에 성공하고 결혼할 수 있을 것이고, 카지노에서 딜러의 마음을 읽어 큰 돈을 딸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모르는 편이 나았을 것들까지 알게 되어 괴로운 상황도 감수해야 할 것이다.

 
두뇌 간의 소통, 텔레파시

텔레파시는 ‘두뇌 간의 소통(brain to brain communication)’을 뜻하는 두 단어를 합쳐서 만든 말이다. 그리스어로 먼 거리를 의미하는 ‘텔레tele’와 느낌을 뜻하는 ‘파테pathe’를 조합한 용어 ‘텔레파시telepathy’는 초능력의 일종으로 도구나 언어, 몸짓, 표정에 의하지 않고 타인의 의사를 감지하거나 의사소통하는 능력을 가리킨다. 1882년 영국의 심령학자 마이어스(F.W. Myears, 1843∼1901)가 처음으로 사용했다. 

텔레파시는 과학수사가 발달하기 전 범죄수사에 활용되기도 했다. 과거에 텔레파시는 영화, 소설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였다. 멀리 떨어져 있는 두 사람이 말이나 문자, 동작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뇌를 통해 간단한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2014년 미국 하버드의과대학 교수팀은 흥미로운 텔레파시 실험을 진행했다. 인도와 프랑스에 사는 정신적·신체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을 선발해, 인도에 사는 한 사람이 생각으로 특정 단어를 보내면 프랑스에 사는 세 사람이 그 단어를 수신하게 했다.

연구팀은 단어를 보내는 사람에게 뇌파 기기(EGG)를 이용해 두피에 전극을 설치한 뒤 대뇌피질의 전기적 활동 데이터를 기록했다. 단어를 수신하는 사람은 경두개자기자극술(TMS)을 통해 불빛을 보는 형태로 정보를 받아 해석했다. 경두개자기자극술은 두피에 미세한 전류를 공급해 두뇌의 특정 부위를 자극하는 장비이다. 연구팀은 EEG 및 TMS 기술을 사용하여 인도 남부에 있는 사람이 8,000킬로미터 떨어진 프랑스 북동부에 있는 사람에게 간단한 정보를 전달하게 했다. 전달한 정보는 영어 ‘헬로hello’에 해당하는 스페인어 ‘올라hola’, 이탈리아어 ‘차오ciao’였다.

실험은 인도에 있는 사람의 뇌파를 이진법(0, 1)의 기호로 해석한 뒤 이메일로 프랑스에 보내고, 프랑스에서는 이를 펄스 신호로 바꾸어 메시지 수신자의 뇌를 자극해 무슨 정보인지 맞추는 방법으로 진행했다. 결과는 프랑스에 있는 세 사람 모두 메시지의 내용을 정확하게 수신했다. 연구팀은 초보적인 의사소통 수준이지만 기존의 오감을 이용한 의사소통이 아닌 뇌파 신호로 정보(단어)를 주고받는 것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문장과 의미해석까지 전달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한다면 의사소통이 어려운 사람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는 《Plos One》에 실렸다. [1]


뇌를 해킹하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Brain-Computer Interface) 기술개발은 1970년대부터 시작되었지만, 인공지능(AI) 기술과 융합되면서 개발속도가 빨라졌다. 2017년부터 뇌파를 추적하고 활성화할 수 있는 기술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는 정신활동 과정에서 뇌의 어느 영역(부위)이 관여하는지 파악하고, 뇌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추측할 수 있게 한다. BCI 기술의 기본 구조는 뇌파 측정을 위한 전처리 및 정보 추출과 분류로 나눌 수 있는데, 추출 방식에 따라 침습식과 비침습식으로 구분한다. 침습식 BCI는 두피를 뚫고 직접 뇌 안에서 신호를 측정하고, 비침습식 BCI는 외부에서 간접적으로 신호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하여 두뇌 신호를 추적, 분석해 다음 행동을 예측하는 뇌 활동과 컴퓨터 또는 장치 간에 직접 통신하는 BCI 기술이 상용화하고 있다. 메타, 구글, 삼성 등 글로벌 기업과 AI 스타트업들이 경기술(Neurobiotechnology)을 이용해 더 편리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2015년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 뇌가소성 연구팀에서도 재미있는 뇌 해킹 연구가 진행되었다. 쥐 40마리의 뇌(중간전뇌다발〔MFB〕), 해마의 CA1영역)에 전극을 이식하고 이를 전기자극을 주는 쥐 그룹, 전기자극 파트너 쥐 그룹, 대조군 쥐 그룹으로 나눴다. 쥐가 주변을 탐색할 때 해마 뉴런의 반응을 모니터링했으며, 특정 위치에 있을 때 발화하는 장소세포를 식별했다. 장소세포는 수면 중에 자신의 활동 패턴을 ‘재생’하는데, 이는 아마도 새로운 시냅스 연결 형성을 촉진함으로써 새로 형성된 기억을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깨어있는 5마리의 쥐를 대상으로 MFB의 전기자극이 주어진 장소세포의 발화와 일치하도록 시간을 측정했다. 연구팀은 자고 있는 쥐의 뇌에 자극을 보내 특정한 장소를 선호하도록 조작했는데, 조작을 당한 쥐는 잠에서 깨어나 곧바로 해당 장소로 이동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이후 장소세포 발화와 일치하지 않는 MFB 자극을 받은 2마리의 대조군 쥐보다 특정 위치에서 4~5배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깨어있을 때나 자는 동안 장소세포의 발화와 짝을 이루지 않는 무작위 MFB 자극을 받은 대조군 쥐는 특정 장소를 선호하지 않고 정처 없이 돌아다녔다. 연구팀은 수면 중 인 쥐의 뇌세포를 조작하는 실험에 성공했지만,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밝혀내지 못했다. [2]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해 기계와 직접 소통하는 ‘초지능’

같은 해 미국 MIT 뇌인지과학과 연구팀은 쥐의 뇌세포를 조작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쥐에게 좋 은 사회적 경험에 노출시켜 그 경험에 대한 행복한 기억을 간직한 뇌세포를 분리해냈다. 그런 다음 빛의 깜박임(펄스)에 반응하도록 뇌세포를 속였다. 쥐에게 지속적인 스트레스에 노출시켜 어려운 작업을 쉽게 포기하고 즐거운 활동에 대한 즐거움을 잃게 했다. 이는 우울증과 유사한 증상을 유발시키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쥐의 뇌세포가 재활성화하자 우울증 증상과 전혀 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이 연구는 쥐의 뇌를 해킹해서 기억의 감정적 성격을 바꿈으로써 중립적인 기억을 긍정적인 기억으로 바꾸는 것에 성공했다. [3]

2017년 메타는 뇌파를 읽어 1분에 100단어를 입력할 수 있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시스템 개발 프로젝트 '빌딩 8'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2023년에는 일론 머스크가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와 뇌 연구 스타트업 뉴럴링크의 기술을 합쳐 사이보그 신체를 구현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뉴럴링크는 사람의 생각만으로 각종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인간의 뇌에 AI 칩을 삽입해 침습식 뇌파 측정으로 머리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파악하고 이를 컴퓨터와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고 있다. 인간의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하기 위한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임상시험 승인도 받았다. 이를 통해 인간과 기계가 직접 소통하는 ‘초지능’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스타트업 프리시즌 뉴로사이언스는 사람의 두개골 안에 작은 전자장치를 이식해 뇌 질환이 있는 사람도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돕는 BCI를 개발하고 있다. 뇌 신호를 해독해 외부 장치를 구동하는 명령으로 변환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인데, 뇌 조직을 관통하지는 않고 두개골 바로 아래에 센서를 배치해 신경학적 상태를 치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간의 대뇌피질은 6개의 세포층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새로운 전자세포층, 뇌 임플란트(Layer 7 Cortical Interface)를 삽입해 마비 환자가 신경신호만을 사용해 디지털 장치를 작동시켜 뇌졸중, 외상성 뇌 손상, 치매와 같은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뇌를 해킹해 생각을 조작하는 일이 가능해진다면

2022년에는 면역 체계가 약한 새끼 쥐에게 인간의 뇌세포(뉴런)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4] 아직은 사람에게 직접 뇌세포를 이식한 사례는 없으나 사람의 뇌를 해킹하고 생각을 조작하는 일이 현실에서 가능한 날이 머지않았다. 뇌 신호를 정확히 파악하면 인간이 말을 하지 않아도 생각과 의사를 공유할 수 있는 텔레파시와 다름없는 능력을 갖게 될 것이다. 말하지 않고 생각만 하면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내용이 자동 입력되는 세상이 올 수도 있다. 물론 인간의 모든 생각과 감정을 주고받기에는 기술적 한계가 존재하지만, 타인의 생각을 조작하는 ‘뇌 해킹’ 기술은 계속 발전할 것이다.

2150년을 배경으로 한 영화 ‘아바타Avatar’처럼 조종자와 연결한 링크 장치를 통해 생각만으로 조종할 수 있는 세상이 올지도 모르겠다. BCI, AI 기술이 악용되면 개인의 생각까지 읽어내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기술의 발전을 막을 수는 없지만, 기술을 이용하는 인간의 윤리의식을 키우고 개발자와 사용자가 지켜야 하는 윤리기준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료제공/출처:브레인미디어,조용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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